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동·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두 번째 방문국인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이집트 방문은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이루어진 것으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중동 지역 핵심 국가와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있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영접 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며 곧바로 공식적인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방문 이튿날인 20일 오전,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식 오찬을 갖는다. 이번 정상회담은 수교 30주년의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다지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 정상은 교역 확대와 같은 전통적인 경제 협력은 물론, 최근 이집트 내에서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K-컬처를 매개로 한 문화 교류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 정부가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구체적인 성과를 담은 업무협약(MOU)이 체결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오후에는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카이로 대학교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대(對)중동 정책 구상을 포괄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직접 순방 일정을 소개하며 예고했을 만큼, 이번 연설은 단순한 친선 연설을 넘어 한국의 새로운 중동 외교 비전을 선포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이집트 젊은 층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언급하며, 문화 교류를 통한 양국 미래 세대 간의 유대감 강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에서의 바쁜 일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순서는 현지에 거주하는 동포들과의 간담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통해 이집트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모든 공식 일정을 마친 이 대통령은 다음 날 아침 일찍 이집트를 떠나, 이번 순방의 최종 목적지이자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로 향한다. UAE에 이어 이집트까지, G20을 앞두고 중동·아프리카의 핵심 국가들을 연달아 방문하며 펼치는 광폭 외교 행보가 어떤 결실을 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