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투기자산'은 끝났다… 비트코인, 이제 '이것'으로 불린다
기사입력 2025-12-12 13:17
영국계 대형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가 최근의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론을 재확인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SC는 비트코인 가격이 2030년까지 개당 50만 달러(약 7억 3천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존의 예측을 유지했다. 목표 시점을 당초 2028년에서 2030년으로 2년 늦추기는 했지만, SC는 이번 조정을 "혹독한 겨울이 아닌 스쳐 가는 찬바람일 뿐"이라고 표현하며,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 강세론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제프리 켄드릭 SC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 노트에서 최근 비트코인이 10월 고점 대비 36%나 하락하며 조정을 받았지만, 이는 과거 자산 시장에 ETF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나타났던 변동성 패턴과 비교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범주에 속한다고 평가했다.SC가 이처럼 공격적인 가격 전망을 유지하는 가장 핵심적인 근거는 바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통한 구조적인 수요의 증가다. SC는 ETF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의 성격이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는 트레이딩 자금이 아니라,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하는 중장기적 보유 성향의 자금이라고 분석한다. 이러한 '장기 투자자(Long-Term Holder)'들의 꾸준한 매수세는 시장에 풀리는 비트코인의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잠식하는 효과를 낳고, 이는 결국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상단을 계속해서 끌어올리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논리다. 즉, 최근 조정장에서 일부 ETF 자금이 이탈하며 변동성을 키우기는 했지만, ETF 출시로 인해 비트코인의 수급 기반 자체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견고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비트코인의 위상이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SC는 포트폴리오 최적화 분석을 근거로 들며, 아직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역으로 향후 기관 투자자들의 비중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비트코인의 상승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에도 불구하고 투기성 자산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비트코인이, 이제는 ETF라는 제도권의 옷을 입고 금을 대체하는 '전략적 대체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물론 50만 달러라는 목표치는 여전히 매우 공격적인 수치이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이 따른다.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각국의 규제 환경이나 금리, 거시 경제 상황 등이 모두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어야만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조정은 과거 ETF 출범 직후의 흔들림과 유사한 패턴"이라며,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게는 매집 기회가 될 수 있으며, 기관의 편입 속도만 유지된다면 2030년 50만 달러 전망도 과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결국 SC가 단기적인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장기 목표치를 유지한 것은, 시장의 단기적인 심리보다 ETF가 가져온 '구조적 수급 개선'이라는 체질 변화를 훨씬 더 핵심적인 변수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