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생활
'오독완' 하셨나요?…당신이 모르는 사이 '힙스터'들의 놀이가 된 독서 근황
기사입력 2025-12-16 14:09
성인들의 문해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정작 1020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정반대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가 발표한 '독서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Z세대를 중심으로 '세계문학전집'과 같은 고전 독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놀라운 흐름이 포착됐다. 낡고 어려운 책으로만 여겨졌던 고전이 이들에게는 자신을 탐구하고 취향을 드러내는 '힙한' 텍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독서 문화의 지형도가 완전히 새롭게 그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젊은 세대의 독서는 더 이상 혼자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행위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은 '독파민(독서+도파민)', '오독완(오늘의 독서 완료)'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독서를 하나의 놀이처럼 즐긴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직접 베껴 쓰는 '필사'의 유행이 돌아오고, 여러 명이 함께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교환 독서'가 활발해졌다. 짧은 시집을 과자처럼 가볍게 즐기는 '스낵 컬처' 방식의 독서도 1020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전자책 필기 모드 이용량 증가, 독서 기록 및 감상 공유 기능 활성화 등 플랫폼 데이터에서도 명확하게 확인되며, 독서가 개인의 행위를 넘어 '참여하고 공유하는' 문화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텍스트를 소비하는 방식의 다변화가 있다. 전자책은 기본이고 웹소설, 웹툰, 오디오북, 챗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밀리의 서재가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한 후 콘텐츠 이용량이 2.4배나 급증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전지적 독자 시점' 같은 인기 IP를 오디오웹소설로 제작하거나 '궁노' 같은 오리지널 IP를 선보이며 '읽고, 듣고, 보는' 모든 경험을 하나의 구독 서비스 안에서 해결하려는 이용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 이는 더 이상 텍스트의 형태가 중요하지 않으며, 얼마나 매력적인 스토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느냐가 독서 시장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의 뜨거운 독서 열기는 이제 오프라인 공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밀리의 서재가 전국의 카페와 제휴하여 만든 독서 친화 공간 '밀리플레이스'는 벌써 110곳을 넘어서며 높은 재방문율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 잘 큐레이션된 공간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 경험 자체를 즐기려는 수요가 폭발한 것이다. 여기에 북토크, 글쓰기 클래스, 독서 모임 등 출판사 및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다채로운 오프라인 행사는 사람들을 책이라는 매개체로 연결하며 독서 인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텍스트를 즐기는 새로운 방식의 등장이 죽어가던 독서 문화를 다시금 활활 타오르게 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