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생활
체육기금 2조, K팝 공연장에 쏟아붓나?…이재명 대통령 '재원 검토' 지시 파장
기사입력 2025-12-17 13:46
이재명 대통령이 전 세계를 휩쓰는 K팝의 위상에 걸맞은 대형 공연장 인프라 확충에 직접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K팝 공연장 부족 사태의 해결을 강력하게 주문하며, 재원 마련 방안의 하나로 '국민체육진흥기금'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K팝 전용 아레나 건립 사업이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로 격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기금의 목적과 활용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K팝 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아레나 건립'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관심 표명으로 마침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날 업무보고에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연장 확충을 위한 단계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시급한 공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에 있는 기존 체육시설의 음향과 조명 시설을 보강해 콘서트 개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민간 투자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아레나'와 '고양아레나' 등이 차질 없이 완공되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아레나와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병설 공연장들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에서 2028년경에는 공연장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K팝의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5만 석 규모의 초대형 전용 공연장을 확보하는 방안까지 장기 과제로 검토 중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사업자 교체로 난항을 겪던 고양아레나 사업은 CJ가 기존 투자 비용을 포기하고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세계적인 공연 프로모터인 '라이브네이션'이 새로운 운영사로 선정되어 사업 추진에 다시 청신호가 켜졌음이 확인되었다.

관건은 역시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느냐다. 이 대통령은 대형 아레나 건립에 부지 조성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업비가 2조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거론된 것이 바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이다. 매년 2조 원 이상 조성되어 약 1조 7천억 원이 체육 관련 사업에 쓰이는 이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최휘영 장관은 국민체육진흥공단 내부 의견을 전제로 "여유 재원이 확보될 경우 기금 활용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컨소시엄 방식 등 다양한 재원 조달 방식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체육 진흥이라는 본래 목적을 가진 기금을 문화 산업 인프라 구축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포함한 모든 재원 활용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종합적인 검토를 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대형 아레나 건립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민간 투자 유치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 기금의 투입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사업 추진의 속도와 안정성을 모두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K팝이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우뚝 선 지금, 그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의 파격적인 재원 조달 방안 검토가 '공연 볼 곳 없어 떠도는' K팝 팬들의 오랜 설움을 씻어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