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서학개미 유턴, 빠를수록 이득…내년 1분기 놓치면 손해

기사입력 2025-12-26 13:49
 정부가 고공 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해외에 묶인 달러 자금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세제 지원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가 보유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으로 돌아올 경우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주고, 우리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전액 면제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당근책'으로, 발표 직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3년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의 신설이다. 서학개미가 이달 23일을 기준으로 보유 중인 해외 주식을 이 계좌를 통해 매각한 뒤, 그 자금으로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장기 투자할 경우 1인당 매도 금액 5000만 원까지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2%)를 면제받는다. 예를 들어, 3250만 원의 차익을 보고 해외 주식 5000만 원어치를 팔았다면 기존에는 600만 원가량의 세금을 내야 했지만, RIA 계좌를 활용하면 이 세금이 전액 면제되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내년 1분기 복귀 시 100%, 2분기 80%, 하반기 50%로 감면율을 차등 적용하는 '얼리버드'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들의 조속한 국내 유턴을 유도할 계획이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환율 변동 위험 관리 장치와 기업의 해외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 정부는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출시하도록 지원하고, 이 상품에 가입해 환헤지를 하는 투자자에게는 매입액의 5%, 최대 500만 원까지 양도세에서 추가로 공제해준다. 이는 투자자가 해외 자산을 팔지 않고도 높은 환율에 환차익을 확정하고, 외환시장에는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국내 모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기존 95%에서 100%로 전면 확대해,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잉여금을 적극적으로 국내로 들여오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한다. 매도 금액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20%가 넘는 양도세를 확정적으로 면제받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1년 이상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는 조건이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투자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자금이 삼성전자와 같은 특정 우량주로만 쏠릴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아직 세부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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