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정치

'헤어지기 싫어서 세 번이나' 한일 정상 초밀착 현장

기사입력 2026-01-15 13:50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고대 사찰을 함께 둘러보며 양국 우의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전날 환담 자리에서 즉석 드럼 합주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던 두 정상은 이날도 남다른 친밀감을 과시하며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드럼스틱을 선물 받은 것에 대한 화답으로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산 드럼과 드럼스틱 세트를 직접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나라현에 위치한 고찰 호류지를 찾아 다카이치 총리와 특별한 친교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 미리 도착해 이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던 다카이치 총리는 환한 미소로 귀빈을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악수를 나누며 “손이 차다”고 다정하게 말을 건넸으며, 이에 다카이치 총리가 웃음으로 화답하는 등 현장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정상은 사찰 앞에서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내부로 입장해 주지 스님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며 유적 곳곳을 살폈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여기에 자주 와보셨냐”고 질문을 던지는 등 일본의 역사적 유물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했다. 일본 측은 이번 방문을 위해 이례적인 예우를 갖췄다. 일반인의 관람이 엄격히 통제된 수장고를 특별히 개방해 과거 화재로 훼손되어 극도로 보존 관리 중인 금당벽화 원본을 두 정상에게 공개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최초 나라현 방문에 대해 일본 정부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환대를 다한 것이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두 정상이 친교 행사의 장소로 호류지를 선택한 배경에는 양국이 공유하는 오랜 역사를 부각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607년에 창건된 호류지는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상징적인 곳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백제와 고구려의 앞선 기술과 불교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사찰로 알려져 있어 한일 교류의 산증인과 같은 장소다. 전날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했듯, 아픈 과거의 경험이 있을지라도 국교 정상화 환갑을 맞이한 만큼 이제는 교류의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공식적인 행사를 마친 뒤에도 두 정상의 친근한 교감은 계속됐다. 이들은 헤어짐이 아쉬운 듯 ‘석별의 악수’를 세 차례나 나누며 눈길을 끌었다. 사찰 입구에서 첫 번째 악수를 한 뒤 대화를 이어갔고, 다시 한번 악수를 나눈 후 차량으로 이동했다. 차량에 탑승한 이 대통령을 향해 다카이치 총리가 손을 흔들자, 이 대통령이 창문을 내렸고 두 사람은 창문 사이로 마지막 세 번째 악수를 하며 각별한 정을 나눴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단연 양 정상의 선물 교환이었다. 이 대통령은 고교 시절 록밴드 드러머로 활동했을 만큼 드럼 애호가인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한국산 최고급 드럼 세트를 준비했다. 여기에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홍삼과 청국장 분말 및 환을 곁들여 건강을 챙기는 세심함도 보였다. 또한 총리 배우자를 위해서는 전통미가 돋보이는 옻칠 유기 반상기 세트와 최신 IT 기술이 집약된 삼성 갤럭시 워치 울트라 모델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정성 어린 선물로 답례했다. 총리 측은 이 대통령 부부를 위해 일본의 자부심이 담긴 카시오 손목시계를 준비했다. 또한 김혜경 여사를 위해서는 나라 지역의 유서 깊은 붓 제조사인 아카시야의 화장용 붓과 전용 파우치를 선물해 지역의 특색을 살린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이러한 선물 정치는 딱딱한 외교 무대에서 두 정상 간의 인간적인 신뢰를 쌓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방일의 대미를 장식한 일정은 간사이 지역 동포 간담회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재일 동포들의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이 과거 불법 계엄 사태 당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밝힌 수많은 불빛을 기억한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한일 간의 불행한 과거사로 인해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아름다운 교류의 역사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며, 앞으로 더 나은 한일 관계를 만들어갈 것을 약속했다.

 

이번 이 대통령의 방일은 문화와 취미를 공유하는 부드러운 외교 방식을 통해 양국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성과를 거뒀다. 역사적 공통분모가 있는 장소에서 나눈 두 정상의 스킨십은 향후 한일 관계 개선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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