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정치
여야, 부울경 통합 놓고 정면충돌
기사입력 2026-04-14 13:35
6·3 지방선거의 막이 오르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부산·울산·경남 통합 논의가 다시 한번 지역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날 각기 다른 방식의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을 발표하며, 지역의 미래 주도권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에 돌입했다.더불어민주당은 '특별연합' 모델을 다시 꺼내 들었다. 전재수, 김상욱, 김경수 등 부울경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에 모여 '부울경 해양수도 메가시티'를 공동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들의 구상은 기존의 행정구역은 유지하되, 광역 공동사무를 처리하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낼 협력체로서 '특별연합'을 즉시 복원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특별연합이라는 그릇이 있어야만 정부의 권역별 균형발전 정책과 재정 지원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김경수 전 지사 주도로 추진되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무산되었던 이 모델은, 3개 시도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실질적인 협력을 도모하는 점진적 통합 방식에 가깝다. 이들은 광역급행철도망 구축을 통해 30분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훨씬 더 급진적인 '행정통합' 카드를 선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한 지역 의원들은 국회를 찾아 '경남·부산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발의하며 이슈 선점에 나섰다. 중앙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기보다 지방이 먼저 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필요한 권한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특별법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을 넘어, 파격적인 수준의 재정 및 자치 분권을 목표로 한다. 입법, 조직, 재정 운영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 유치와 지역 개발에 대한 전권을 확보해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제·산업 수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연내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민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후 통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부울경의 미래를 놓고 여야는 '느슨한 연합'과 '완전한 통합'이라는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충돌하게 됐다. 민주당은 안정성과 협력을, 국민의힘은 속도와 강력한 권한을 앞세우고 있다. 수도권 집중화에 맞서야 한다는 총론에는 공감하지만, 각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부울경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