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테슬라 연 10만대 시대 열리나, 현대차는 3위로 추락
기사입력 2026-07-10 15:04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가 테슬라의 거센 공세 속에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10일 발표된 상반기 판매 통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5만 6,000여 대를 판매하며 현대자동차를 3위로 밀어내고 기아를 맹렬히 추격 중이다. 특히 모델Y는 상반기에만 4만 3,000대 이상 팔려나가며 수입차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테슬라의 올해 연간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테슬라의 약진은 점유율 지표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현재 테슬라의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8.2%로, 30% 고지를 눈앞에 둔 상태다. 지난해 전체 판매 실적을 단 6개월 만에 거의 달성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공급하는 차량 상당수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이를 '중국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보다 테슬라라는 브랜드 가치로 수용하고 있는 점을 흥행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반면 안방 시장의 맹주였던 현대차는 신차 부재와 판매 부진이 겹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약 3만 9,000여 대로 테슬라와 1만 6,000대 이상의 격차가 벌어졌다. 아이오닉 5와 캐스퍼 일렉트릭이 분전하고 있으나, 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대형 볼륨 모델의 출시가 지연되면서 2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제네시스 GV90 등 프리미엄 모델 출시가 예정되어 있지만, 대중적인 판매량을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아는 소형부터 중형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라인업을 앞세워 간신히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EV3와 EV5, 그리고 목적 기반 모빌리티인 PV5가 고른 판매고를 올리며 상반기 7만 2,000여 대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테슬라와의 연간 판매 격차가 수백 대 수준까지 좁혀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으나, 올해는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격차를 다시 벌리는 데 성공했다. 기아는 하반기에도 기존 모델의 세부 라인업을 강화해 수입차의 공세를 막아내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쟁은 테슬라뿐만 아니라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가세로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는 상반기에만 1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수입차 브랜드 4위권에 진입했다.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파격적인 자체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지커 등 프리미엄 중국 브랜드까지 사전 예약에서 호조를 보이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은 브랜드 간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테슬라의 독주 체제 굳히기와 기아의 수성, 그리고 현대차의 반격 카드가 하반기 시장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한 테슬라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 사이에서 국내 업체들이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서비스 인프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점유율 회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